『데미안』은 자기 자신이 되는 길이 편하지 않음을 담담히 알려주는 성장의 이야기다.
이 책이 말하는 자기 발견은 마음대로 사는 것과 다르다. 기존의 질서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자유로워지는 일이지만, 동시에 더 외로워지는 일이기도 하다. 남들이 정해준 길을 따르면 실패했을 때 핑계를 댈 수 있다. 하지만 스스로 선택한 길은 그 결과까지 자신이 감당해야 한다. 그래서 『데미안』의 성장은 낭만적이지 않다. 자기 자신이 된다는 것은 편한 길을 찾는 것이 아니라, 피하고 싶었던 자기 내면까지 책임지는 일에 가깝다. 『데미안』은 자기 자신에게 이르는 길이 반드시 안전하고 깨끗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사람은 밝은 모습만으로 살아갈 수 없고, 어두운 감정까지 자기 일부로 받아들일 때 조금 더 온전해진다. 앞으로 나는 익숙한 세계가 주는 안정감만 붙잡고 있지는 않으려 한다. 동시에 충동을 자기다움으로 착각하지도 않으려 한다. 중요한 것은 알을 깨고 나오는 일 자체가 아니라, 그 밖의 세계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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